『속담사전』은 국어학자 이기문(李基文, 1930-)이 펴내고 민중서관에서 발행한 우리말 속담사전이다. 7,000여 가지의 속담과 한문 속담 및 성어 2,000여 개를 수록했으며 구성은 서(序), 서문, 범례, 속담, 부록, 색인 순으로 이루어져 있다. ‘서’는 일석 이희승이 썼다. 이희승은 민족의 독특한 지혜, 정서, 심리를 포함하고 있는 속담의 중요성을 지적한 뒤 “우리의 국어학자로서 장년(壯年)이요, 또 가장 유능한 이기문교수가 이러한 속담의 광구(鑛區)를 탐색·채굴하여, 우리 속담사전을 완성시켜 놓았으니, 이제 이 보고(寶庫)는 누구나 자유자재하게 이용할 수 있게 되었다”며 편자 이기문의 공적을 높이 평가하고 있다. 이어지는 ‘서문’에서 편자 이기문은, 속담의 주요 특성을 서술하는 한편으로 자신의 사전 편찬에 바탕이 되었던 기존 성과들을 체계적으로 정리한다. 고대 문헌부터 최근의 연구를 아우르며 속담의 정의, 유래, 문학 작품에서의 사용 양상, 속담 수집의 성과 등을 두루 조명하고 있는 이 책의 서문은 속담 및 속담 연구의 역사적 고찰을 가능케 한다는 점에서 중요한 자료 된다. 이러한 ‘서문’을 통해 편자는 『속담사전』이 발간된 경위 또한 밝히고 있다. 이기문은 방종현(方鍾鉉)과 김사엽(金思燁) 공편의 『속담대사전』(조광사, 1940년)을 자주 보며 여기에서 누락된 속담을 보거나 들었을 때 여백에 적어두곤 했는데 그 수가 점차 많아져 카드를 만들었고, 카드를 정리하면서 이 『속담사전』을 계획하게 되었다는 것이다. 이기문에 따르면 조광사의 『속담대사전』은 처음으로 우리나라 속담을 ㄱ, ㄴ 순으로 배열하고 뒤에 색인과 부록을 붙인 것으로서 한문 속담을 포함한 4,000여의 속담이 수록되었으며 그 중 순우리말 속담은 3,000여 개라고 한다. 조선일보가 폐간되면서 급하게 간행되었던 이 『속담대사전』은, 이기문의 『속담사전』의 편찬에 중요한 계기로 작용한 것으로 설명된다. 한편 이희승의 ‘서’와 이기문의 ‘서문’에서는 사전 편찬에 있어 이기문의 부인 김정호(金貞鎬)의 공로가 컸다는 점을 공통적으로 언급하고 있다. ‘범례’에서 편자가 밝히고 있는 바에 따르면, 사전의 본래 사명은 모르고 있는 사항을 찾아보게 하는 데 있을 것이나 속담 사전과 같은 경우에는 “재미있게 읽을 수 있는 책이기도 해야 할 것이라고 생각”되어, 전반적으로 좀 더 큰 활자를 사용하면서 재미에도 신경을 썼다고 한다. 또한 “7000 가량의 우리 나라 속담을 그 첫머리 단어들의 발음에 따라 배열”하였으며, 모든 속담을 가능한 한 표준어로 고쳐 실었다고 밝히고 있다. 속담의 원문은 고딕으로 하여 눈에 잘 띄게 하였고, 그 뒤에 해석을 덧붙였으며 필요에 따라 고문헌 및 방언의 인용, 속담 이해에 참고될 설화, 고금 문학 작품에서의 용례, 해당 속담과 관련 있는 속담 등을 더하였다. 사전 본문에 이어지는 ‘부록’에는 흔히 사용되는 한문 속담 및 성어 약 2,000개가 수록되어 있으며 여기에는 일반화되어 있는 우리말 속담의 한역(漢譯)도 들어 있다. 권말에는 ‘색인’이 있는데, 속담에 사용된 중요한 명사(名詞)를 망라한 것이다. 『속담사전』은 우리말 속담을 체계화하여 속담에 대한 그 동안의 성과들을 집대성한 자료로서 중요한 학술적 의의를 지니고 있다. 『속담사전』 간행을 기점으로 속담에 관한 학문적 연구가 더욱 활발하게 이루어졌으며, 이후 발간된 속담집과 속담 사전에 중요한 토대가 되었다는 점에서 이기문이 펴낸 『속담사전』의 의미는 상당하다고 할 수 있다. 『속담사전』은 개정판부터는 일조각에서 간행되었는데, 1980년에 개정판이 출간되었으며 2014년에는 이기문·조남호 공편으로 제3판이 발간되었다. ‘백사문고’는 편자 증정본으로 1962년 초판을 소장하고 있다. 전광용과 백사문고(20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