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35년 바타비아에서 출간된 대역 어휘집. 부제를 포함한 제목은 Translation of a comparative vocabulary of the Chinese, Corean, and Japanese languages: to which is added The thousand character classic, in Chinese and Corean이다. 저자는 ‘Philo Sinensis’라고 표기되어 있는데, 이는 프러시아의 포메라니아 출신 선교사 칼 귀출라프(Karl F. Gütalaff)의 필명으로 알려져 있다. 또, 본 도서는 편찬자가 별도로 표기되어 있지는 않으나, 조사에 따르면 영국 출신 선교사 월터 메드허스트(Walter H. Medhurst)가 편찬하였다고 한다. ‘Philo Sinensis’는 본래 메드허스트의 필명으로 알려졌으나, 근래 연구에서는 귀출라프의 필명으로 밝혀졌다. 두 사람은 1820년대에는 바타비아에서, 그리고 1830년대에는 중국 광저우 지방을 근거지로 선교 활동을 하면서 인연을 맺고 교류하게 되었다. 메드허스트는 1830년대 초에 중국에서 발행되는 영문 정기간행물 The Chinese Repository 에 기고한 글에서 중국어ㆍ한국어ㆍ일본어 비교 어휘집을 편찬하고자 하는 뜻을 드러내면서 동시기에 귀출라프가 발표한 영어로 된 한글 자모표를 언급한 바 있다. 현재 소장본 제일 앞에는 영어 발음이 표기된 한글 자모표가 수록되어 있으며, 곧이어 별도의 제목이 없는 서문이 있다. 서문에 따르면 어휘집의 편찬 목적은 한국어를 배우고자 하는 서양인을 돕기 위함에 있었다. 책은 크게 한자를 매개로 한국어를 학습할 수 있는 부분과 영어 단어에 대응하는 한국어를 확인할 수 있는 부분으로 나뉘는데, 영어-한국어 대역 어휘집 부분은 서양서처럼 왼편에서 오른편으로 읽는 방식이며, 한자를 매개로 한국어를 학습하는 부분은 동양서처럼 오른편에서 왼편으로 읽도록 하여서 별도의 앞ㆍ뒤 표지 없이 속표지로 이를 구분하도록 하였다. 뒷부분은 속표지에 제목을 ‘조선위국자휘(朝鮮偉國字彙)’라고 표기하였다. 또, 「왜어유해(倭語類解)」와 「조선천자문(朝鮮千字文)」을 수록하고 그에 대한 한국어 훈과 음, 영어 번역을 표기하였다. 또, 「왜어유해」의 경우에는 일본어의 한글 발음도 표기하였다. 영어-한국어 대역 어휘집 부분은 영문 색인 형식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약 5,400개의 영어 단어를 표제어로 하여 그에 대응하는 한국어 단어를 제시하고 해당 단어가 나오는 페이지 수와 행수를 아라비아 숫자로 표기하여 찾아볼 수 있도록 하였다. 편찬자인 메드허스트나 저자 귀출라프가 직접 어휘를 수집한 것은 아니며 기존의 어휘집을 번역한 도서인데, 방대한 분량의 단어를 포함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일본어, 중국어를 사용하는 독자를 상정하였다는 점이 특징적이다. 이는 해당 어휘집이 출간된 시기와 지역을 고려할 때, 중국어나 일본어를 어느 정도 습득한 선교사ㆍ외교관 등을 학습 대상으로 상정하였기 때문일 것이다. 즉, 이 책은 일반적인 영어 사용자보다는 중국어와 문화에 익숙한 서양인의 한국어 학습이라는 매우 구체적인 목적에 따라 편찬된 어휘집인 것이다. 한국어에 대해 알려진 바가 거의 없던 시기에 편찬된 도서임에도 방대한 분량의 어휘와 색인을 포함한 만큼 19세기 중후반 이후 한국어에 관심을 가졌던 다른 서양인들의 사전 및 학습서 편찬에도 직접적인 영향을 끼친 것으로 평가된다. 서울대 소장본의 영문 속표지에는 ‘S. C. Malan/ from the author’라는 수기가 있는데, 저자가 동양학자인 솔로몬 말란(Solomon C. Malan)에게 증정한 도서가 소장본으로 유입되었을 것으로 추정된다. 또, 영문 색인 부분에서 마지막 두 페이지는 원문이 누락되어 있다. 현재 서울대학교 중앙도서관 홈페이지에서 열람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