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李箱, 1910-1937)은 1930년 『조선』에 소설 「12월 12일」을 연재하면서 작품 활동을 전개하였다. 1931년 일문시(日文詩) 「이상한 가역반응」, 「파편의 경치」, 「▽의 유희」, 연작시 「조감도(鳥瞰圖)」와 「삼차각설계도(三次角設計圖)」 등을, 1932년에는 연작시 「건축무한육면각체(建築無限六面角體)」를 『조선과 건축(朝鮮と建築)』에 발표하였다. 1934년 구인회에 입회하였으며 『조선중앙일보』에 「오감도(烏瞰圖)」를 연재하였다. 1936년 구인회 동인지 『시와 소설』을 편집하기도 했다. 임종국(林鍾國, 1929-1989)이 엮은 『이상전집』은, 이상 문학이 단행본으로 묶인 형태로는 김기림(金起林)이 편한 『이상선집(李箱選集)』(백양당, 1949년, 전 1권) 이후 두 번째라고 할 수 있다. 임종국에 따르면 이 전집에 실린 자료들은 학술적인 목적으로 모아진 것이며, 최초 발표된 지면을 원전으로 하여 수록되었다. 작품은 주로 연보 순으로 배치하였으며 철자법과 띄어쓰기는 작가의 개성을 손상하지 않는 범위 내에서 현행법에 맞게 수정하였다고 한다. 『이상전집』은 전 3권으로 1권은 창작집, 2권은 시집, 3권은 수필집이다. 전집의 첫머리를 여는 1권의 목차를 살펴보면, 조용만(趙容萬)이 쓴 「서(序)」와 임종국이 쓴 「편자예언(編者例言)」 뒤에 ‘창작’이라는 큰 제목 아래 작품들이 나열되어 있다. 「날개」, 「단발(斷髮)」, 「실화(失花)」, 「환시기(幻視記)」, 「동해(童骸)」, 「봉별기(逢別記)」, 「지주회시(鼅鼄會豕)」, 「지도(地圖)의 암실」, 「황소와 도깨비」(동화), 「종생기(終生記)」가 순서대로 수록되어 있으며, ‘부록’으로는 「사신록(私信錄)」이 있다. 2권에는 미발표 유고 아홉 편과 「오감도(烏瞰圖)」, 「조감도(鳥瞰圖)」, 「무제(無題)」, 「이상(異常)한 가역반응(可逆反應)」, 「역단(易斷)」, 「삼차각설계도(三次角設計圖)」, 「위독(危篤)」, 「건축무한육면각체」라는 제목 아래 총 82편의 시가 한국어로 실려 있으며, ‘부록’으로는 미발표 유고 아홉 편과 「오감도」, 「이상한 가역반응」, 「삼차각설계도」, 「건축무한육면각체」의 일본어 원문이 수록되었다. 3권에는 수필 「산촌여정(山村餘情)」, 「서망율도(西望栗島)」, 「조춘점묘(早春點描)」, 「병상이후(病床以後)」, 「슬픈이야기」, 「행복」, 「추등잡필(秋燈雜筆)」, 「여상(女像)(외2편)」, 「매상(妹像)」, 「김유정(金裕貞)」, 「작가의 호소」(평론), 「동경(東京)」, 「십구세기식(十九世紀式)」, 「최저낙원(最低樂園)」, 「실락원(失樂園)」, 「공포의 기록」, 「권태(倦怠)」, 「산묵집(散墨集)」 등이 실려 있다. 3권의 ‘부록’에는 임종국이 쓴 「이상연구」가 있으며, 권의 말미에는 「이상약력」, 「작품연보」, 「관계문헌일람」, 「발(跋)」이 수록되어 있다. 전집 제3권의 부록에 실려 있는 임종국의 논문 「이상연구」는 이상의 문학이 지니는 의미를 다음과 같이 자리 매김한다. 임종국에 따르면 1930년대 중엽부터 모더니스트들은 그들이 감수하려던 근대 문명 자체를 극복해야 하는, 근대의 초극이라는 과제에 직면하였다. 이는 절대자, 즉 보편적 이성이 사라진 현실에서 새로운 ‘신’을 발굴하는 것이었다. 이상은 절대자의 폐허에서 비롯된 사건들을 그의 문학에 반영하였는데, 이 때문에 그의 작품들은 혼돈과 무질서의 양상으로+K33 드러난다. 임종국은 이러한 혼돈의 저류에는 ‘준엄성’, ‘인류애’, 그리고 ‘근대적 자아의 격렬한 표현적 자세’가 있다고 주장한다. 요컨대 『이상전집』은 ‘근대의 초극’이라는 과제에 직면하였던 모더니스트 이상의 고투에 대한 충실한 기록인 것이다. 『이상전집』은 1956년 태성사에서 초판이 간행되었으며, 1966년 문성사에서 개정판이 간행되었다. ‘백사문고’는 1958년에 재판된 태성사 발간 『이상전집』을 1, 2, 3권 한 부씩 소장하고 있다. 전광용과 백사문고(20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