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창극사』는 상곡(象谷) 정노식(鄭魯湜, 1891-1965)의 저서로, 판소리를 본격적으로 다루어 명창의 예술과 전기를 집대성한 최초의 문헌이다. 정노식은 전북 김제에서 출생하여 일본 메이지대학(明治大學) 법과에서 수학했다. 메이지대학 재학 중 조선유학생학우회에 가입하여 활동하였고, 1919년 경 귀국한 것으로 보인다. 2·8 독립선언과 3·1 운동에 참여하여 수감되었으며 출감 후 조선청년회연합회에서 활동했다. 1920년대 중반에 고향으로 간 정노식은, 이후 판소리 자료 수집에 몰두하여 1938년 『조광』에 「조선광대의 사적 발달과 그 가치」를 발표하고, 1940년에 이를 보완해 『조선창극사』를 출간한다.책의 서문(序文)은 이훈구(李勳求), 임규(林圭), 이광수(李光洙), 김명식(金明植), 김양수(金良洙)가 썼다. 이들은 창극조에 대한 학문적 연구와 사적 기록이 그 동안 부재했었다는 사실을 지적하는 한편으로, 이러한 상황에서 『조선창극사』의 출현이 지니는 의미를 높이 평가하고 있다.이어지는 서언(緖言)에서 정노식은 창극조의 특성으로 “조선적정취(朝鮮的情趣)가 농후하여 우리의 사상감정(思想感情)에 꼭 맞는다”는 점, “희로애원애오(喜怒哀怨愛惡)의 감정을 자유자재로 표현하는데 더욱 묘미가 있다”는 점을 든다. 아울러 광대를 천시하는 악풍에서 벗어날 것을 촉구하고, 광대에게는 교양을 기를 것과 고전의 창극조에만 힘쓰지 말고 현대적 요구에 응해 새로운 방향을 취할 것을 당부하고 있다. 또한 자신이 역대 명창들의 약전과 예술, 사적(史的) 발달을 개술(槪述)하는 데 있어 “부로(父老)의 구전(口傳)과 노(老) 광대들의 구술에” 상당부분 의존하였다는 점을 밝히고 있다.서언에 이어 창극조의 종류, 유래, 변천, 조직, 장단 등이 서술되는 한편, 권삼득(權三得), 송만갑(宋萬甲), 전도성(全道成), 채선(彩仙) 등을 비롯한 구십여 명의 광대·명창에 대한 설명이 이어진다. 여기에는 생애, 소리의 특성, 더늠 등이 기록되어 있다.『조선창극사』는 1940년 조선일보사출판부에서 초판이 출간된 이후, 1974년 형설출판사와 1988년 대제각, 1992년 민속원에서 『조선창극사』의 영인본이 출간되었다. ‘백사문고’는 1940년 조선일보사출판부가 발행한 『조선창극사』를 1부 소장하고 있다. 전광용과 백사문고(20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