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화론을 주창함으로써 19세기 이후 인류의 자연 및 정신 문명에 거대한 변화를 일으킨 영국의 생물학자 찰스 다윈(Charles Darwin, 1809-1882)이 주저인 『종의 기원(On the Origin of Species』(1859)를 출간한 이후 12년 만인 1971년에 펴낸 책으로, 한국어로는 2011년 『인간 유래와 성 선택』이라는 제목으로 번역되기도 했다. 이 책은 다윈의 두 번째로 중요한 저작으로 알려져 있는데, 이 책을 통해 다윈은 인간의 기원과 진화를 탐구하며 하등 생명체로부터의 발달에 초점을 맞추고 자연 선택과 성적 선택의 과정에 대한 그의 이론을 제시한다. 다윈은 인간의 진화가 자연 선택뿐 아니라 성 선택에 의해서도 이루어짐을 주장하는데, 여기서 성 선택이란, 한 성의 개체가 다른 성의 개체를 선택함으로써 한 세대의 유전적인 특질이 다음 세대에 전달될 가능성이 커지는 현상을 가리킨다. 자연 선택은 한 개체를 환경에 더 적합하게 만드는 속성에 초점을 맞추지만, 성 선택은 이성을 사로잡고 끌어당기는 속성에 초점을 맞춘다는 점에서 차이를 지닌다는 것이다. 책의 구성은 크게 핵심적인 이론을 전개하는 두 파트와 마지막 결론을 종합한 한 파트로 나뉜다. 우선, 1부에서는 인간이 다른 동물로부터 진화했다는 주장에 대한 행동적, 형태학적 증거를 제시한다. 여기서 다윈은 인간의 형질을 형성하는 데 있어 혈통, 변이, 자연 선택과 성적 선택의 역할과 같은 핵심 주제를 강조함으로써 인간이 다른 포유류와 해부학적(예: 골격의 유사성), 발달적(연관 동물의 배아는 구별이 거의 불가능함)으로 밀접한 관계를 공유하고 있음을 강조한다. 2부에서는 많은 종의 성별 차이와 선택의 결과로 어떻게 생겨났는지에 대한 확장된 논의가 펼쳐진다. 여기서 다윈은 동물의 많은 특성이 물리적, 생물학적 환경에 의해 가해지는 선택적 압력에 반응하여 진화한 것이 아니라 성적 경쟁에서 우위를 점하기 위해 진화했다고 주장함으로써 많은 현대 연구의 토대를 마련했다. 3부에서는 앞선 두 파트의 논의를 종합하며 이것을 기반으로 인간이라는 종에 어떻게 적용할 수 있을지, 그리고 인간의 성차를 어떻게 해석해야 할지를 다룬다. 3부는 개정판에서 추가되었기 때문에, 초판본에는 인간의 유래에 대한 1부, 성 선택에 대한 2부, 총 두 파트로만 구성되어 있었다. 이 책은 출간 즉시 학계에 큰 반향을 불러일으켰으며 일부 학자들로부터는 인간의 진화를 지나치게 성적으로 분석했다는 비판을 받기도 한다. 게다가 그는 이 책에서 그의 앞선 저작인 『종의 기원』에서 보다도 훨씬 더 상세하게 인간이 창조가 아닌 진화의 산물이었음을 설명하고 있었기 때문에 사회적 파장과 학계의 반발은 불가피했다. 하지만 그럼에도 다윈은 이 책을 통해 인간 진화에 있어 성 선택의 역할을 밝혀냈을 뿐 아니라, ‘자연 선택론’만으로는 설명이 어려운 여러 가지 난제들을 ‘성 선택론’을 통해 돌파할 수 있었다는 점에서 의미는 적지 않았다. 이후 현대 과학의 발전과 함께 다윈의 성 선택 이론을 뒷받침하는 근거가 축적됨으로써 오늘날 다윈의 이론은 인간의 성적 행동, 성적 다양성, 성적 불평등을 이해하는 데에 중요한 참조가 되고 있다. 그러나 다윈은 인간 종에 있어서 남성이 여성보다 신체와 정신에서 더 강력하기 때문에 여성에게서 '선택의 힘을 빼앗았다'는 설명을 제시함으로써 그가 당시 빅토리아 사회에서 통용되던 성과 성적 차이에 대한 남성 중심의 관점을 벗어나지 못했다는 한계가 지적되기도 한다. 1971년에 발행된 초판본은 2권으로 구성되었지만, 신용하문고에 소장된 판본은 1974년에 발행된 제2판으로, 한 권으로 통합되어 있다. 2부 11장으로 구성된 초판본과 달리 이 책은 내용과 목차를 보강하여 3부 21장의 구상이 되었다. [2025년 연구용역 보고서 『실사구시의 열정으로 이룬 지성의 금자탑: 화양 신용하 교수의 연구와 『신용하 문고』 에 담긴 보물들』 해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