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랑베르와 디드로의 백과전서는 서양 최초의 대규모 백과사전이다. 1751년에서 1765년까지 17권의 텍스트, 1772년까지 11권의 도록, 그리고 부록과 목차가 추가되어 총 35권의 대 저작이 완성된다. 초기에는 백과전서는 정부의 호의와 지원 아래 1751년에서 1757년 사이에 대략 연당 1권의 속도로 7권이 출간되었다. 이후 당시 국왕이었던 루이 15세 시해 기도 사건 및 그 결과인 정국의 경색으로 금서 처분을 받은 백과전서는 오랫동안 지하에서 준비중이다가 1765년에 나머지 권들이 출간되어 텍스트 전체가 빛을 보게 된다. 백과전서는 “학문, 예술, 전문기술에 관한 사전”이라는 제목이 지칭하듯이, 18세기 중반까지 서유럽에서 발전시켜 온 학문, 예술, 그리고 ‘테크놀로지’의 최첨단 지식을 집대성한 기념비적 저작이다. 이 저작은 모든 학문의 역사에서 18세기 당시의 서양 학문의 진척 상황을 증언하는 귀중한 자료다. 특히 11권의 도록은 당시 자연과학, 특히 의학 및 생물학과 첨단 전문기술(강철 제련, 각종 제조업 등)을 세밀한 동판화라는 시각 정보로 전달함으로써 텍스트 정보의 한계를 보충하는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그 자체로서의 미학적 가치도 뛰어나다. 이러한 실증적 자료로서의 가치 외에도 이 저작은 매우 큰 지성사적 위상과 철학적, 정치적 가치를 가진다. “이 세상의 모든 지식을 수집하여 체계화하고, 그것을 후손에게 전달함으로써, 후손들이 더욱 도덕적이고 더욱 행복하게” 하겠다는, 어쩌면 당연해 보이는 이 백과전서의 목표도 실은 혁명적이다. 이 선언을 통해 디드로가 대변하는 계몽주의 철학은 덕성과 행복을 기독교 전통에서 그 기반이었던 신앙과 분리시켜 이성의 활동에 연결하고, 이로써 지식, 덕성, 행복의 삼위일체라는 현대적 관점을 확립한다. 백과전서는 18세기 당시 초판본이 약 4000질 가량 출간되었다. 오랜 세월 동안 그 대부분이 소실되었고, 특히 한 질이 온전하게 남아있는 경우는 매우 드물다. 특히 아시아에서는 일본에 몇 질이 보존되어 있으며, 우리나라에서는 2010년에 중앙도서관이 소장하게 된 이 판본이 유일하다. [2026년 『한불수교 140주년 기념전 기획 결과보고서』 해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