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재욱은 경성제대 제3회 졸업생으로 일제강점기 조선총독부도서관 부관장을 거쳐 해방 후 국립도서관 초대 관장을 역임하였다. 조선민요선은 그가 임화와 함께 한국의 전래 민요을 정리해 수록한 민요집이다. 학예사에서 조선문고 시리즈로 1939년 간행하였다. [2024 심악 이숭녕 기념전] ▶ 『조선민요선』은 학예사의 조선문고 시리즈 중 하나이다. 학예사는 1938년 10월 또는 11월 무렵 최남주(崔南周)의 출자를 받아 설립된 출판사로 임화(林和, 1908-1953)가 경영했으며, 최남주의 누이인 최옥희(崔玉嬉)가 실무를 맡았다. 학예사의 조선문고 시리즈는 평론가 임화와 국문학자 김태준(金台俊)이 주도적으로 기획한 것으로 1부 조선고전, 2부 현대문학, 3부 번역물로 구성되는데, 1부 5책, 2부 14책, 3부 1책 등 모두 20책이 간행되었다. 『조선민요선』은 2부 현대문학의 4책으로 출간되었는데, 이는 임화와 김태준이 민요를 동시대적인 것으로 인식했음을 보여준다. 『조선민요선』은 임화가 편했고, 이재욱(李在郁)이 ‘조선민요서설’이라는 제목으로 해제를 썼다. 이 책을 편찬한 임화는 카프의 대표적인 평론가로서 1935년 카프 해산 이후, 1938년 동광당서점에서 시집 『현해탄』을 간행하였으며 1939년 9월 2일부터 『조선일보』에 『개설 신문학사』라는 제목으로 문학사를 연재하는 한편, 학예사를 운영하였다. 해방 이후에는 ‘문학건설본부’, ‘조선문학가동맹’에 주도적으로 참여하였다. 해제를 쓴 이재욱은 경성제국대학 법문학부 조선어문학과 3회 입학생으로 김태준과 동기이며 조윤제(趙潤濟), 이희승, 김재철(金在喆), 서두수(徐斗銖), 김태준과 함께 조선어문학회를 조직하였고, 졸업 후에는 경성도서관에서 근무하다가 납북된 것으로 알려져 있다.이 책은 서정가(抒情歌)(18편), 결혼・가정에 관한 가요(16편), 사친가(思親歌)(14편), 자탄가(自嘆歌)(7편), 서경요(敍景謠)(16편), 풍유가(諷喩歌)(13편), 노동가요(27편), 서사가요(20편), 잡요(21편), 제주도민요(8편), 조선민요서설로 구성되어 있다. 임화가 쓴 예언(例言)에 따르면, 이 책+K37은 “될수있는대로 직접 창자(唱者)의 입에서 들은바를 그대로 사(寫)한 민요집을 일책(一冊) 갖고싶다는 욕망”에서 만들어졌다. 또한 그는 “여태껏 간행된 민요집의 들지않은 새자료”를 수록하려는 의도로 편찬하였다고 서술한다. 아울러 임화는 『조선민요선』이 간행되기까지 이재욱, 김태준, 방종현(方鍾鉉), 김사엽(金思燁)의 도움이 있었다는 점, 김소운(金素雲)의 저작을 많이 참조하였다는 점, 그리고 김태준이 소장하고 있는 제주도 민요 전편과 이재욱의 해설이 부록으로 수록되었다는 점을 밝히고 있다. 이재욱은 해설에서 민요의 의의와 가치, 조선민요의 사적 고찰, 조신민요의 특질, 조선민요와 당면 과제를 서술하였다. 이 책은 임화가 예언에서 밝히고 있다시피, 각 노래의 끝에 채집지를 밝힌 점, 본래의 민요 분류법과는 다른 분류법을 시도하였다는 점, 그리고 이러한 종류의 서적들이 대개 고가인 것에 반해 『조선민요선』을 문고판으로 간행하여 민요가 널리 보급되고 이해되기를 꾀했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 『조선민요선』은 책 자체의 의의와 더불어 임화가 ‘조선적인 것’과 ‘전통’에 관심을 기울이면서 평론가에서 문학사가로 변모해나가는 과정의 일단을 짐작할 수 있게 한다는 점에서 더욱 의미 있는 책이라고 할 수 있다. [전광용과 백사문고(20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