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도남 조윤제가 집필한 한국문학통사. 이 책에 이르러 비로소 국문학 연구가 근대 학문 분야로 자리하게 되었다고 평가받는다. 심악 문고본에는 내지에 ‘心岳 學兄 惠存 陶南 謹呈’이라고 적혀 있어 저자가 서명해 심악 이숭녕 선생에게 증정한 것임을 알 수 있다. [2024 심악 이숭녕 기념전] ▶ 『국문학사』는 1세대 국문학자 도남(陶南) 조윤제(趙潤濟, 1904~1975)의 대표 저작으로, 근대적 학문의 시각에서 일정한 사관과 논리적 체계에 입각하여 쓰인 ‘최초의 국문학사’라는 평을 받는다. 조윤제는 1926년 경성제대 조선어문학과의 유일한 제1회 입학생이자 졸업생으로, 『국문학사』는 해방 후 그가 서울대에서 국문학을 강의하던 시기에 발간되었다. 본 문헌은 초판본으로, 현존본이 5권 이하인 희귀본이다. 표제가 조윤제의 친필로 쓰여 있다.목차는 ‘자서’와 ‘결론’을 포함한 총 11장으로 이루어져 있으며, 한민족 고유의 역사적 흐름에 따라 국문학사가 9개의 시대, ‘태동시대(통일신라 이전)형성시대(통일신라기)위축시대(고려)소생시대(태조~성종)육성시대(연산군~임진왜란)발전시대(임진왜란~경종)반성시대(영조~갑오경장)운동시대(갑오경장~3·1운동)복귀시대(3·1운동 이후)’로 나누어진다. 이 같은 시대 구분은 국문학을 민족의 생을 표현한 연속적 생명체로 보는 관점에서 비롯되었다. 조윤제는 ‘자서’에서 “살아있는 생활을 표현한 문학도 또한 살아 있는 것”이며, 따라서 “문학사는 모름지기 그 ‘삶’의 연속체가 되지 않으면 안 될 것”을 역설한다. 즉 문학사는 문학적 사실의 연대기적 기록만으로는 불충분하며 하나의 생명체가 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나아가 이때의 생명체란 곧 그에게 민족정신을 의미하며, 그는 이러한 자신의 입장을 ‘민족사관’이라 명명하였다. 이 민족사관은 실증적인 유물사관에 반대하며 일제 말기 민족의 활로를 제시하기 위한 “민족 독립 운동의 일환”이기도 했다.이후 1963년 동국문화사에서 『국문학사』의 개정증보판 『한국문학사』가 발간되었다. 『한국문학사』에서는 이전의 ‘위축시대’가 ‘위축시대’와 ‘잠동시대(의종~고려 말)’로 세분화되고, ‘복귀시대’가 ‘유신시대(3ᆞ1운동~일제 말)’와 ‘재건시대(8·15 해방 이후)’로 수정되었다. <최민지>